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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테야의 인문학
조직의 분노

“기억이 없다고? ”― 남구에서 빌려준 주산, 동구로 넘어간 사연

by metteyya 2025. 8. 6.

 


그날,
달서구 팀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선생님, 혹시 주산 좀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센터는 주산을 신청하는 어르신이 많아서 모자라네요”
“그렇킨한데  나중에 저희가 모자랄 수 있는데요?”
“그럼 바로 돌려드릴게요. 약속드려요!”

 

나는 그렇게 믿고,
 달서구에 주산을 빌려줬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런데 몇달 뒤

동구 센타장이 달서구팀장에게 
“남는 주산 있으면 우리 동구로 달라”고 했고,
달서구는 그걸 그냥 넘겨줬다.

 

나는 깜짝 놀라
다시 요청했다.

“그 주산, 우리 남구에서 빌려드린 거잖아요. 지금 우리도 모자라고 있어요.”

그런데 돌아온 말이 뭐였게?


“제가 그런 부탁 드린 적 없는데요?”

“기억이 안 나는데요.”


 그 순간엔 말도 못 했다

하필이면 점검 직전.
모든 서류, 체크리스트, 긴장감에
정신이 바짝 곤두서 있는 상황.
그 말도 안 되는 대답에
대응할 여유조차 없었다.

억울했지만 참았다.


일단 점검이 우선이니까.
그 상황에서 감정 섞으면
나만 손해니까.


그리고, 휴가 동안 나는…

쉬지도 못하고
녹음파일을 찾기 시작했다.

'전 통화를 녹음했으니 분명히 있을거야.'

며칠 동안
내 폰 안에 있는 파일들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나는 그날의 기억을 더듬었다.

그리고…
드디어 찾았다.

▶️ “선생님, 주산 좀 빌려주세요.”
▶️ “모자라면 다시 주세요.”
▶️ “그럼요~ 바로 돌려드릴게요!”

녹음파일.
진실의 소리.
그 모든 걸 그대로 담고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요

“기억이 없다”는 말은 쉬워요.
‘내가 그랬나? 잘 모르겠네요.’
그 한마디면,
책임은 사라지고
정의는 뭉개지죠.

하지만
녹음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그날 난 당했지만,
그 뒤엔
되찾았어요.
진실도, 내 입장도,
내 명예도.

 

하지만 관계는 어색해졌지요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