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뻔한 말, 위험한 칼날
“버텨면 이긴다.” "잘 버텨라~"
직장생활하는 사람들 흔히 듣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너무 자주, 너무 쉽게 남용된다.
버틴다는 건 억울함을 삼키고, 불합리한 지시를 견디며, 모욕적인 상황까지도 감내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 ‘버팀’이라는 미덕은 자칫 위 사람들에게 이렇게 읽힌다.
“어떤 일이든 어떤 모욕이든 가리지 않고 쏟아부어도 된다라는 의미로.”
2. 착취로 바뀌는 순간
이 순간부터 버팀은 미덕이 아니라 착취의 도구가 된다.
조용히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되고,
관리자의 편의와 기분을 위한 만만한 대상으로 전락한다.
3. 가을 나들이, 물티슈 사건
작년 가을 나들이가 그랬다.
차량별로 나눠 담아둔 물티슈와 준비물을 가방에 각 각 챙겨주었는데,
밥 먹을 때 그 가방이 보이지 않았다. 그 가방을 가지고 내리지 않았던 것이다.
대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물 티슈를 챙기지 않았다고
제일 만만했는지 나를 갈궜다. 가방에 가져왔으니 각 차량으로 돌아가서 담당자는 가방을 가지고 오라고 했으나
선생님들은 강건너 불 보듯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큰 소리가 극에 다르자 부대표가 그 가방을 가지고 와서
툭 던지며 “여기 물티슈가 어디 있냐”고 하더라....
결국 내가 찾아냈다.
당연히 넣어둔 물티슈는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모두들 미안해하는 표정이나 말 한마디 없었고
나는 혼자 너무나도 어색하게 물티슈를 꺼내어 탁자를 닦았다.
그 기분, 그 느낌이 너무 더러웠다.
이게 바로 ‘버틴다’는 말 속에 숨어 있는 현실이다.
누군가는 소리를 지르고, 누군가는 침묵하며, 결국 가장 만만한 사람이 다 뒤집어쓰고 버텨야 하는 구조.
4. 진짜 버팀은 다르다
그러나 진짜 버팀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다.
여기까지라고 선을 긋고, 필요할 땐 단호히 아니다라고 주장하는것.
그리고 그 상황을 견디며 버텨내는 것.
내 의견을 관철시키는것 .
내 존재를 증명해내고야 마는것.
그게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힘이다.
억울한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혼자가 아닌 동료와 연대하며,
거절할 줄 아는 것.
그게 착취당하지 않는 버팀의 방식이다.
5. 마무리
버티는 사람들~!!!
그들의 침묵은 무능이 아니라 절제이며, 그 절제는 언젠가 강한 울림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기억하라.
버티는 사람을 몰아세우는 순간,
당신이 무너뜨리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바로...당신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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